배우 조승우
Blahblah | 2006/09/15 00:34'영화를 영화관에서 돈 주고 보는 건 미친짓이야.'
라고 우기던 시절이 있었다.
2002년 5월, 마지못해 친구 손에 이끌려 영화관에 갔었는데,
그 곳에서 이 사람을 만났다.
스크린 가득 담아진 채로-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목소리로- 노래를 하는 사람.
영화 '후아유'의 조승우였다.
집으로 돌아온 나는 당장 팬 카페 정복에 나섰고,
이 사람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.
그러던 어느 날..
만났다. 이 사람을.

[2002년 12월 28일 서울극장 : 'H' 무대인사]
반은 비어있는 좌석에 염정아 씨는 서운한 기색을 장난스레 드러냈고,
지진희 씨는 조금 수줍어하는 듯 했다.
이 사람은. 연신 웃어댔다.
정말 미치게 기쁜 하루였다.
그 목소리를, 내 귀에 담을 줄은 몰랐다.

[2003년 1월 31일 MMC : '클래식' 무대인사]
이기적인 기럭지의 이기우 씨도,
인형 같이 예쁜 손예진 씨도.
이 사람 덕분에 내 눈엔 자체 블러 처리.
느릿느릿........ 정말 답답할 정도로 느린 이 사람 말투도,
금새 지나가버렸던 시간.

[2003년 2월 7일 대한극장 : '클래식' 무대인사]
무대인사 시작 전,
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는 이 사람과 마주쳤다.
아무런 기억도 없다. 정말이다.
후에 옆에 있던 친구의 말을 빌리면...
'어.. 어...........' 하며 삿대질했단다. 내가. 이 사람에게.
그리고는 '저.. 저기...' 하며 페레로 한 상자를 내밀었다고.
그러자 이 사람이 느릿느릿 '고맙습니다...' 라며 인사를 꾸벅했단다.
기필코. 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.
무대인사가 끝나고.. 이 사람. 나가면서 이렇게 시선을 주었다.
고맙게도...

[2003년 3월 19일 메가박스 : '클래식' 무대인사]
유명해졌다.
나 말고.. 이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이 보였다.
알고 있었다, 하지만. 이 날 확인사살 당했다.
가득 채워진 좌석.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. 환호하며 열광하는 사람들.
날아가버리는 것 같았다. 이 사람이.
그리고. 실제로 이 사람은 날아갔다 - 꽤나 빠르게, 멀리.
그 때의 그 웃기지도 않는 서글픔이란...
몇 달 뒤,
카르멘 무대에서 만난 이 사람.
'미칠 것만 같았어...'
노래의 시작과 동시에 말 그대로 나는 정말 미치겠더라.
그리고 1년 후에 다시 만난 지킬앤하이드.
그리고.......

공연을 보고나서 2달 뒤.
정말 거짓말처럼 길에서 마주친 이 사람...
그리고 지금. 이렇게 담담해진 나.
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.
내가 정말 사랑하는 목소리.
조금은 덜 유명했을 때, 이 사람의 카르멘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.
지킬을 보러 갔을 때의 그 것과는 절대로 비교할 수 없다.
정말로 무대에서 '펑' 하고 날아가 버릴 것 처럼.. 모든 걸 쏟아내던 지킬.
하지만...
카르멘을 보고 느꼈던 감정은 비교할 수 없다 지킬과는..
'내가 이 배우의, [진짜]를 오늘에서야 봤구나..'
이 배우에게는 스크린은 너무나 좁다.
점점 더 멀리 날아가는 이 사람,
무대에서 만나기는 앞으로 더 어려워지겠지...
아니, 볼 수는 있겠지만 -
내가 진정으로 보고 싶은 모습으로 만날 수는 없을테니까.
요즘들어 유난히 그립다. 보고 싶다. 이 사람의 그 때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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